어릴 적 나는 공부에 관심이 없었다. 지금 생각하면 너무 아둔한 생각이지만, 초등학교 당시의 나는 "한국어 할 수 있고, 거스름 돈 계산 정도만 할 줄 알면 되는 거 아니야? 공부를 잘할 필요가 있어?" 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. 또 고집이 쎄 학원을 다니고, 학교를 다녀도 꼭 해야 하는 것만 했다. 수업 시간에 수업 듣고, 공책 제출을 못하면 맞으니, 맞기 싫어서 공책 정리를 했다. 당연히 그렇게 했던 공부는 머리에 남지도 않고 시험을 못 쳐 빡지(틀린 문제를 반복해서 적는)만 줄줄이 썼던 기억이 난다.
당시에 내가 이런 생각을 했던 이유는 내가 되고 싶었던 무언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. 내가 공부에 대해서 관심이 생기고, 노력하려고 했던 건 개발자란 명확한 꿈을 가지게 된 것 같다. 중학교 시절에 간단하게 만들었던 프로그램을 친구들에게 자랑하면서 동경 어린 눈빛을 받던 그 시절의 나는 "나는 개발자가 될 것이다."라는 생각을 가지고 나서 더 배우고, 더 잘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기니 그렇게 싫었던 수학과 영어와 같은 과목에 대한 동경을 가지게 됐고, 잘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스스로 공부하게 됐다.
앞에서 이야기했듯 나는 실용적이지 못하면 흥미를 갖지 못하는 것 같다. 그러니 개발에 대한 흥미를 가졌지... 그래서 수학도 공식보다는 어떻게 활용되고, 왜 그런 방식으로 되는지를 알기 위한 질문에 답을 찾지 못하면 머리에 잘 기억도 안 남고 흥미를 가지지 못했다. (비슷한 이유로 채용에 잠깐 쓸 알고리듬에 많은 시간을 쓰는 것보다 그 시간에 내가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돌아가는지 찾아보고, 공부하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 매번 코테를 못 넘는다 😵💫)
하지만 이런 방식은 내가 이해하고 납득할 때까지 질문하고 답변을 줄 존재가 필요한데, 현실에선 이런 사람을 만나기는 지극히 어렵다. 사람이라 유한한 시간에 자신이 할 일이 있고, 그만한 보상을 보장받지 못하면 다른 사람을 위해 나를 무조건적인 헌신을 하기는 어렵다. 또 나는 굉장히 소심하기 때문에 행동과 말투에 조금의 불편한 기색이 보이면 더 이상 질문을 하기를 그만둔다. 나란 존재가 그 사람의 방해가 되는 것 같기 때문에.
하지만 최근에 Chat GPT 4o 소식을 듣고, 내가 아무리 멍청한 질문을 하고 새벽에 갑자기 물어봐도 항상 친절한 선생님이 생긴 것 같아 상당히 기쁘게 생각한다.
반대로 이런 상황 속에서 AI와 비교해 자신의 가치를 어떻게 찾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. 지금 당장은 대체를 못하지만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. 이때 내가 갖출 가치는 무엇일까? 지금 내 환경은 그 가치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일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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